2007년 5월 31일 목요일

하루키가 말하는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는 1949년 1월 12일, 일본 교토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그는 주로 효고현 아시야시에서 십대를 보냈는데, 그가 십대를 보낸 아시야는 "극히 평범한 사람이 사는 지역"으로서, 그의 말에 의하면 그곳은 "우리 집 주변은 납치당할 뻔해서 큰소리를 지르면 사람들이 네다섯명정도는 족히 튀어나올 듯한, 극히 평범한 주택가이다"라고 한다.

그는 이곳에서 십대를 아주 조용하고 내성적으로 지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그는 스스로 '공주님'같은 여자아이와는 단 한 번도 말을 해 본 기억이 없으며, 지금도 그 곳에 대해 유일하게 기억하는 것이라곤 한밤중에 종종 해안가로 빠져 나가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모닥불을 피웠던 것뿐이다. 하지만 그 정도는 바다만 있다면 어디에서든 할 수 있는 일이다, 라고 지극히 평범했던 자신의 십대시절을 회고한다.

그의 친구들 또한 성격이 비슷해서 비교적 느긋한 편이라고 한다. 즉 흔히 남자들 사이에서 있을 수 있는,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린다든지 하는 일을 저지르지 않는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학창 시절의 그는 학교란 곳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으며, 공부도 그다지 열심히 하지 않았고, 반항심 또한 강한 학생이었다. 중학교 때는 교사에게 매를 맞기가 일쑤였고, 고교시절에는 마작을 하거나 여자들과 놀러다니는 것을 일삼으며 3년이란 시간을 흘려 보내기도 했다. 대학에 입학한 그는 직간접적으로 학원분쟁에 휘말렸는데, 분쟁이 끝나갈 무렵에는 학생 신분으로 결혼을 하기도 했다.

그는 와세다 대학 문학부에서 7년동안이나 다녔지만, 그곳에서도 특별히 학문을 연구했다든가, 문학작품에 열정을 품고 뛰어들었다든가 하는 일없이 평범한 일상을 보냈다.

그런 그가 매사에 공부하기를 좋아하게 된 것은 제도 교육을 모두 다 끝마친 이른바 '사회인'이 되고 나서부터라고 하는데, 그는 일하는 틈틈이 짬이 나면, 좋아하는 영어소설을 번역하거나, 친구에게서 불어를 배워 나갔다. 뿐만 아니라 그 때부터 그는 의식적으로 주위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거나, 그들의 이야기를 주의깊게 들으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그는 또한 주로 다른 사람에게서 무엇인가를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타입으로서, 반대로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치는 데에는 전혀 소질이 없었고, 때문에 강연이라든가 강좌 의뢰가 들어올 경우 거절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자신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통해서 그가 소설가로서의 소질을 어떻게 발현시킬 수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을 풀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남의 얘기 듣는 것을 꽤 재미있어 한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여러가지 사고 방식이 있다. 개중에는 '과연 그렇군'하고 감탄하게 만드는 의견도 있지만, 전혀 무의미한 생각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무의미한 생각이라고 하더라도, 잘 들어 보면 나름대로의 가치 기준에 따라 확고하게 성립된 의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여하튼 내가 한걸음 물러나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려는 태도를 보이면, 대개 사람들은 마음을 열어 놓고 정직하게 얘기 해 준다. 당시에 나는 소설을 쓰려는 생각은 전혀 하지도 않았지만, 그 경험은 훗날 내가 소설을 쓰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것은 대학에서는 배울 수 없는 소중한 것 중의 하나였다." -하루키의 문학 수첩에서-

하루키의 언어
"좀더 심플하게 쓰자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아무도 쓰지 않았을 만큼 심플하게. 심플한 말을 반복하여 심플한 문장을 만들고, 심플한 문장을 반복하여 결과적으로는 심플하지 않은 현실을 그리는 것이다."

"쓰려고 하면 정말 기초적인 심플한 어휘만으로도 문장을 쓸 수 있다는 발견은 내게는 커다란 수확이었다."

"풀더미 속에 숨어든 토끼를 쫓듯 자신 속의 본능을 쥐어짜다보면 어디에선가 고통에 못 이겨 아이디어가 통 튀어나온다. 그것을 놓치지 않고 꽉 붙잡는 것이 소설을 쓰는 하나의 요령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은 불확실한 존재인 나를 겨우 확실한 것으로 인식하게 해주는 하나의 단서이며 바로 여기에 나만의 독특한 니힐리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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